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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의 시선/신학적 사고

반려동물을 천국에서 만날 수 있나요? 동물의 영혼에 대하여- 신학의 시선

by 바리새뀨 2023. 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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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Dog with 구글 이미지 검색

안녕하세요! 바리새뀨입니다.

 

오늘 신학의 시선에서는 반려동물이 천국에 갈 수 있는지, 동물도 영혼이라 부를 수 있는 것이 있는지를 신학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성경을 통해 (반려)동물에게 영혼이 없다고 말하지 않으며,

 따라서 동물의 영혼도 구원받을 가능성이 있다" 

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자, 그렇다면 성경과 신학의 관점에서 동물의 영혼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하는지 세세히 보겠습니다.

 

1. 사람은 영혼이 있고 동물은 없다? '이원론'에 대해

 

오랜 기간 동안 기독교에서는 동물과 인간을 명확히 구분 지으면서,

그 차이를 '영혼'의 존재 유무로 판단해 왔습니다.

이러한 생각이 발생하게 된 이유는 기독교에게 큰 영향을 주었던 '이원론'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이원론은 아주 간단히 설명하자면 세상을 이해할 때  두 가지 상반된 근본으로 이해하는 것을 말합니다.

몸과 영혼, 선과 악, 신과 악마, 어둠과 빛, 옳음과 틀림, 정의와 불의 등등...으로 말이죠.

플라톤의 이데아와 그림자

이원론적 세계관은 고대 그리스 철학자인 플라톤이

우리의 육체의 한계를 초월하는 완전한 세계(이데아)가 있으며, 지금 세계는 이데아의 그림자이며

육체는 영혼이 이데아로 가지 못하게 막는 감옥이라고 한 주장이 그리스가 지배했던 문화권에 널리 퍼지며,

성경이 많이 편집되고 쓰여진 시기인 기원전 2세기의 사람들에게도 엄청난 영향을 주었습니다.

 

이러한 기본 정보를 가지고, 성경 속 동물의 영혼에 대한 본문을 보겠습니다.

 

2. 성경 속 동물의 영혼

 

1) 전도서 3장 21절에서

 

성경 속 동물과 인간의 영혼의 차이에 대해 가장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본문은 전도서 3장 21절의 말씀입니다.

 

전도서 3:21   인생들의 혼은 위로 올라가고 짐승의 혼은 아래 곧 땅으로 내려가는 줄을 누가 알랴

 

이 본문이 인간과 동물의 질적인 차이를 보여주는 본문으로서 가장 많이 인용됩니다.

인간은 사후에 위로, 동물은 아래로 간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인간은 천국에 갈 수 있지만 동물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죠. 

 

과연 정말 그럴까요?

전도서 3장의 18-20절을 함께 보면 의미가 아예 반대입니다.

 

18   내가 내 마음속으로 이르기를 인생들의 일에 대하여 하나님이 그들을 시험하시리니 그들이 자기가 짐승과 다름이 없는 줄을 깨닫게 하려 하심이라 하였노라

19   인생이 당하는 일을 짐승도 당하나니 그들이 당하는 일이 일반이라 다 동일한 호흡이 있어서 짐승이 죽음 같이 사람도 죽으니 사람이 짐승보다 뛰어남이 없음은 모든 것이 헛됨이로다
20   다 흙으로 말미암았으므로 다 흙으로 돌아가나니 다 한 곳으로 가거니와
21   인생들의 혼은 위로 올라가고 짐승의 혼은 아래 곧 땅으로 내려가는 줄을 누가 알랴

 

18-20절까지는 인간이나 동물이나 차이가 없으며, 끝 역시도 같다는 말을 하고 있습니다.

즉, 21절은 '인생들의 혼은 위로, 짐승의 혼은 아래로' 내려갈 줄 누가 알겠어? 그 둘은 같다.

라고 누군가의 주장에 대해 반문하고 있는 것이죠.

 

그렇다면 인간과 동물의 영혼이 질적으로 다르다는 말은 누가 한 말일까요?

 

솔로몬과 이스라엘 지혜자들의 전도서가 편집되어 지금의 형태를 갖추게 된 기원전 2세기 경에는,

그리스가 중동지방을 지배함에 따라 그리스의 이원론적 철학이 지배지역에 한창 퍼지고 있었습니다.

 

당시 히브리적 철학을 가지고 있던 저자(전도자로 대표되는 지혜자 그룹)은, 이러한 것이 못마땅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그리스 철학이 가르치는 이원론, "몸과 영은 구분되며 사람과 동물은 다르다"에 대해 반박하는 내용을 쓴 것입니다.

마치 우리나라에 서양 문물이 처음 들어왔을 때, 서양식 사고관은 틀렸다고 가르치던 훈장님들처럼 말이죠.

 

즉 일반적으로 동물은 영혼이 없다고 주장하는 본문이, 

"실은 동물이나 인간이나 영혼의 측면에서는 아무 차이가 없다"라는 말씀인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구절을 들어 "안타깝지만...동물은 천국에 못 가. 영혼이 (없거나) 아래로 내려가거든." 이렇게 말합니다.

성경을 원하는 구절만 읽지 않고, 앞뒤만 좀 봐도 이런 문제는 없을 텐데요...

문맥 없이 성경을 필요에 따라 꺼내 쓰는 우리 현실이 조금 씁쓸하기도 합니다.

 

2) 창세기에서의 동물과 인간의 창조

 

우리는 창세기에서 인간과 동물의 창조기사를 보며, 동물과 인간은 다르겠다고 생각합니다.

 

- 동물의 창조

1:20   하나님이 이르시되 물들은 생물을 번성하게 하라 땅 위 하늘의 궁창에는 새가 날으라 하시고
1:21   하나님이 큰 바다 짐승들과 물에서 번성하여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그 종류대로, 날개 있는 모든 새를 그 종류대로 창조하시니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더라

...

1:24   하나님이 이르시되 땅은 생물을 그 종류대로 내되 가축과 기는 것과 땅의 짐승을 종류대로 내라 하시니 그대로 되니라

- 사람의 창조

2:7   여호와 하나님이 땅의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 생기를 그 코에 불어넣으시니 사람이 생령이 되니라

 

차이가 보이시나요? 우리 한글 성경은 동물은 생물로, 사람은 생령으로 지어졌다고 말하고 있고,

이것을 읽은 분들은 당연히 동물은 그냥 생물이고, 인간은 하나님의 숨결로 만들어진 존귀한 존재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러.나.

히브리어 원어에서는 저 생물과 생령이 모두 같은 단어입니다.

 

"חַיָּ֑ה  נֶ֣פֶשׁ  네페쉬 하야"

살아있는 생명체(Living creature)

 

...즉 성경은, 동물이나 사람이나 하나님에게 똑같이 창조된 생명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지요.

한글 성경은 기존에 우리가 갖고 있는 축생과 인간의 개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번역을 임의적으로 인간에겐 생령, 동물에겐 생물이라고 번역한 것이지요.

 

물론 인간에게 하나님이 '하나님의 형상으로서, 생육하고 번성하여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는' 특별한 사명을 맡겨주긴 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인간과 동물의 영혼의 질적 차이를 의미하진 않습니다.

 

3. 결론 

 

결론적으로, 성경은 동물과 인간의 영혼의 질적 차이를 구분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성경은

모든 피조물이 하나님의 창조에서 "좋은" 존재였고, (창세기 1장 31절)

타락하고 악한 세상에서 함께 하나님께 부르짖으며, (로마서 8장 19-22절)

 마지막 날에 모든 피조물이 함께 구원(새창조)을 받습니다. (요한계시록 21장 5절)

 

따라서 동물들, 그리고 이 피조세계의 모든 존재들이

인간과 마찬가지로 하나님께 구원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구원은 오로지 전적으로 하나님의 권한이시니까요!

 

추가로, 유명한 기독교 변증가인 C.S 루이스는 '고통의 문제'라는 책에서 이런 요지의 말을 했습니다.

- 나란 존재의 삶 속에 종속되어 있는 반려동물이라면 천국에 올 가능성이 있음 

- 즉 내가 천국에서 영원을 얻을 때 나로 인해 내게 종속된, 내 기억 속의 반려동물도 영원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음

 

반려동물을 가지신 분들은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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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A

1. 하나님을 예배하는 것은 인간밖에 없는데, 어떻게 동물이 영혼이 있나요?

 

목사님들이(...) 가장 많이 이야기하는 것이 바로 이것입니다. 

아무리 인간과 가깝다는, 그나마 가장 똑똑한 동물들인 영장류도 하나님을 예배하고, 하나님을 경험하지는 못하니까 동물은 영혼이 없다.

라는 주장인데요...

 

사실 우리가 하나님을 알고 예배를 드리는 것은 영혼의 문제보다는

지성적인 영역과 교육을 통해 예배행위를 하는 것에 가깝습니다.

 

인간은 기독교식 신앙 교육을 받고, 예배 방식을 교육받고, 이것이 예배라고 생각하는 것을 행위할 수 있기에 예배를 드린다고 할 수 있고,

동물은 인간과 달리 예배라는 것을 교육받고 행위할 수 있는 지성이 없기 때문에 동물이 예배를 할 수 없는 것이죠.

 

그렇기에 동물이 예배를 못 한다고 해서 영혼이 없고 하나님을 알 수 없다는 주장은 옳지 않습니다.

 

더불어,

우리가 예배라는 것을 흔히 아는 주일예배, 부흥회, 찬양집회, 기도회 등등...으로 규정하지만 이것만이 예배는 아니며,

다들 아시다시피 위의 예배의 형태들을 행위한다고 해서 하나님을 경험하는 것도 아닙니다.

따라서 하나님을 경험하고 찬양하기 위한 수단(...)인 예배를 수행할 수 없다 하여 

하나님을 모른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로마서에도 하나님을 전파받지 못한 자의 구원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하죠.)

동물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2. 동물세례식, 축복식, 장례식 등등(성사)을 해도 되나요? 

많은 기독교인들이 반려동물을 키우게 되면서, 

반려동물 세례식, 축복식, 장례식 등 사람과 동일하게 성사를 진행하려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경우 많은 기독교인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반감을 갖게 되는데요.

그 반감에 따라 동물의 영혼 등등 여러가지 이유로 이런 행위를 비판하기도 합니다.

 

저는 위 성사들에 대해 "해도 좋고, 안 해도 좋다"라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앞서 말했듯이 동물과 인간의 영혼이 질적인 차이가 없이 동일한 하나님의 피조물이라면, 

성사를 하는 것도 문제는 없습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유아세례를 보겠습니다.

유아는 세례라는 행위 자체에 자신의 의지 자체가 없으며, 교육도 안 받고, 동의도 못하지만 보호자(부모)의 동의 하에 성사를 진행합니다. 그래서 유아세례는 실제로 부모의 믿음을 보고 하는 것이지, 유아 그 자체에 대한 어떠한 의미가 있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인생의 시작부터 기독교인 딱지를 붙인다고 기독교인으로 사는 것은 아니니까요.

그렇다면 반려동물 역시 같은 맥락에서 보면, 보호자의 믿음과 동의하에 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장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고인의 믿음과 의지에 상관없이, 유족 중 기독교인이 있으면 우린 가서 기독교식 예배를 드립니다. 이 역시 유족의 믿음을 보고 하는 행위인 거죠.  

동물도 마찬가지로 우리가 할 수는 없을까요?

 

요약하자면 이러한 성사는 어떨 때는 당사자가 아닌, 요청자의 신앙과 믿음에 따라 진행됩니다.

반려동물의 보호자가 믿음을 가지고 요청한다면... 그것이 비난받을 행위는 아닐 것입니다.

 

다만 우리의 현실 상 목사님이 당황해하시고 불편해 할 순 있겠죠.

서로서로 잘 눈치 보고 배려하는 기독교인이 되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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